외할머니네 시골집은 어떤 모습일까요?

널찍한 방에는 화려한 자개장이 놓여 있고, 뛰놀기 좋은 마당에는 잔디가 깔려 있는 그런 집일 겁니다.

남원에 부모님이 생전에 거주하던 한옥을 그대로 보존해 게스트하우스로 운영 중인 생활 한옥이 있습니다.

양해석, 이채원 부부가 가꿔가는 수곡당입니다.

넓은 마당이 인상적입니다. 수곡당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양해석 (이하 양) 여기는 저의 쉼 자리입니다. 유년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집입니다. 부모님이 여기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평생을 생활하셨던 집입니다. 형제들 대부분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지만, 어려서는 이 집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지금은 남원에 내려오면 별장처럼 편하게 지내고 가는 휴식 공간입니다. 이런 공간이 평상시에는 비어있어서 남원을 찾아주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옥을 체험할 수 있게 게스트하우스로 시설을 보완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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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곡당‘이라는 이름이 낯섭니다. 어떤 의미가 있나요?

(양) ’수곡‘은 어머님의 택호에요. 부모님이 생전에 어려운 일을 겪어오면서 우리 지역에 가난과 어려운 환경 때문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자 장학금을 지원하는 ’수곡장학회‘를 만들었습니다. 올해 19년째 운영하고 있고, 내년이면 딱 20년째 되네요. 우리 지역의 고등학생, 지역 출신의 대학생들에게 매년 5천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가 아버님의 유지를 받들어서 수곡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 이름을 어머님의 택호를 따서 수곡당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지역을 위해서 일한다고 들었었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양) 아버님께서 오랫동안 남원탁주 주조장을 운영하셨습니다. 아버님 생전에 곁에서 보고 자라 왔지만,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제가 내려와서 막걸리 공장을 이어서 운영해 왔습니다. 지금은 제가 직접 경영을 하지 않고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지역발전을 위해 뭔가 뜻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남원시 의회 시의원으로 있습니다. 현재 3선 의원이고 자치행정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수곡장학회 일도 하고 있고요. 아내를 도와서 수곡당을 운영 관리하고 있습니다.

평소 생활하던 공간을 손님에게 내어주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양) 아무래도 운영 초기에는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부모님께서 사용하시던 모든 물품이 있고, 아내의 생활용품들도 있는 생활공간이니까요. 손님들이 오셔서 오래된 물품이나 저희 사는 모습을 보시는 건 괜찮지만 함부로 만지거나 훼손해서는 안 되잖아요. 그래서 항상 제자리에 놓아달라는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묵고 가시는 손님들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곡당의 장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양) 본채 전체를 한 팀에서 사용할 수 있어서 누구의 간섭도 방해도 받지 않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점을 좋아합니다. 마치 외할머니 집에 온 것 같다는 느낌, 고향 시골집에서 편하게 쉬고 간다는 느낌들을 좋아들 하세요. 이러한 콘셉트를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비 오는 풍경이 꽤나 운치 있어 보일 듯한데, 수곡당 방문하기 좋은 계절은 언제인가요?

(양) 사시사철 다 좋습니다. 굳이 꼽자면 남원이 봄의 도시이기 때문에 봄을 추천하고 싶어요. 춘향(春香)이라 하면 ‘봄 춘’, ‘향기 향’ 자를 씁니다. 3월 말부터 4월 초에 수곡당 앞에 있는 천변에 벚꽃이 피어 산책하기 아주 좋습니다.

이채원 (이하 이) 봄에는 남편이 얘기했듯 천변의 벚꽃을 구경하기 좋고요, 여름에는 제가 앞마당 텃밭에 다양한 채소를 키우는데 아이들과 함께 체험하기에도 좋아요. 가을은 요 앞 남천 나무의 낙엽이 너무 좋아요. 소나무에 눈이 쌓이는 겨울 풍경도 정말 아름다워요.

기억에 남는 특별한 손님이 있으시다면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이) 몇 분의 손님이 기억에 남는데요. 숙박업을 하던 초창기에 젊은 여성분 3~4분이 오셨는데 바비큐 불을 피울 줄 모르셔서 어쩔 줄 몰라 하셨어요. 문제는 저도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서 애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해외에 거주하시던 가족 3대가 함께 오신 적이 있어요. 너무 보기가 좋더라고요. 수건을 만들어서 선물해 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양) 홀로 업무차 남원에 오신 분이 계셨는데, 혼자 오지 않고 어머님을 모시고 오셨어요. 본인은 일을 보고 어머니는 저희 집에서 편히 쉬시며 즐기시다 가셨어요. 그분이 저의 아버지에 대해 깊이 감동하셨다고 관련 책을 가져가도 되겠냐고 해서 기꺼이 선물해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수곡당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이) 청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주 꼼꼼한 편은 아니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해서 소독에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손님들 체크아웃 하시면 항상 구석구석 소독을 하고 있어요. 손님들이 “부엌이 너무 깨끗해서 좋아요.”, “행주가 너무 깨끗해서 좋아요.” 라고 자주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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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청결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사항이고, 저는 남원에 오시는 분들이 불편함이 없이 만족하고 가시게 하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 저희 집이 광한루와 가깝잖아요. 광한루가 남원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보니 남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충분히 남원을 알고 가실 수 있도록 책자나 안내서를 많이 비치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숙박객들이 편안하고 포근하게 지내다 가실 수 있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더 노력해서 남원 수곡당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좋은 추억을 드릴 수 있도록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수곡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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